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콘크리트 유토피아 (인간 본성, 모세범, 아파트 계급)

재난 영화라고 해서 지진 장면이 쭉 이어질 거라 생각했는데, 정작 기억에 남는 건 무너진 건물이 아니었습니다. 멀쩡하게 남아 있던 아파트 안에서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훨씬 오래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.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, 이 영화가 묻는 건 "재난 때 어떻게 살아남을까"가 아니라 "살아남은 뒤 어떤 사람이 되는가"였다는 겁니다. 재난이 벗겨낸 인간 본성의 민낯영화 초반, 대지진으로 서울 전체가 붕괴되고 오직 황궁 아파트 한 채만 남는 설정은 처음에는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. 그런데 제가 보면서 흥미로웠던 건, 이 설정이 오히려 굉장히 효율적인 실험 장치라는 점이었습니다. 사회 시스템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서 한정된 공간과 자원만 남겨두면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압축해서..

영화 2026. 10. 2. 10:1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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